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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단상(斷想)-05. 삶의 방향

하루하루 살아가는 야자나무열매 2015. 3. 3. 15:20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어내는 기업과 콘텐츠를 유통시키는 기업, 소비자나 기업이 직접 콘텐츠를 만들어가도록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 오직 이렇게 세 종류의 기업만 존재한다면, 아무래도 네트워크가 중요해져가는 시대의 흐름을 보았을 때 두 번째와 세 번째 기업이 조금 더 크게 발전할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아무래도 기존에 환경이 형성되어 있는 곳에서 새로운 유통경로만 찾아내는 경우가 성공 확률이 더 높을 것이다. 세 번째 기업의 경우는 사람들이 만들어둔 새로운 시장속으로 들어오지 않으면 사업자체가 이루어지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애플은 참 대단해 보인다. 아이팟이라는 단일 제품을 통해 아이튠즈라는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어내며 두 번째 기업으로써 시대를 읽었고, 아이폰이라는 또 하나의 단일 제품을 통해 앱스토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내며 세 번째 기업으로써 시대를 미리 읽었기 때문이다.  애플 외에도 플립보드가 새로운 유통경로를 만들어내며 성장하고 있고, 페이스북 또한 사이트 안에 새로운 서비스를 지속적으로 추가할 수 있는 자신들만의 시장을 만들어내 차별화를 먼저 이루었고, 성공가도를 달리고 있다.

반면 새롭게 만들어낸 콘텐츠를 판매하는 첫 번째 기업의 경우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템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계속해서 아이디어를 생산해내지 않으면 결국 도태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앱스토어에서 하나의 앱으로 대박을 친다고 해도 결국 새로운 앱을 못만들어내면 사업은 유지될 수가 없을 것이다.

콘텐츠를 생산하는 기업은 기존에 형성되어있는 시장이 있어야 그 안에서 콘텐츠를 판매할 수 있는데, 그 시장을 만드는 기업도 결국 누군가가 콘텐츠를 만들어야 시장이 존재하는 것이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기업 또한 시장과 콘텐츠가 존재해야 사업이 이루어질 수 있으니, 셋 모두는 서로 공생관계인 듯 하다.

그렇다면 어느 쪽으로 가야 할까. 이 이야기에서는 조금 벗어나지만, 한 선배님께서 이렇게 물어보셨다. 너는 갑이 되고 싶냐, 아니면 을이 되고 싶냐고. 디자인 계에서 일반적으로는 갑은 관리자를 향해가는 길이고, 을은 현업에서 끝까지 마우스 만지는 디자이너의 길이다. 나는 갑이면서 을일수는 없냐고 반문했지만, 그 선배님은 본인은 갑이면서 동시에 을일 수는 없다며 자신은 그런 사람 아직까지 못봤다고 하셨다.

나는 할 수 있을까. 그림이 재밌어서 디자인을 시작했는데 자꾸만 다른 곳에 눈길이 간다. 사실 난 그림보다는 새로운걸 만들어내고 찾아나선다는 것 자체에서 재미를 느꼈던 것 같다. 내가 스스로 새로운 콘텐트를 생산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고, 콘텐츠가 왕래하는 기존에 없던 새로운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삶의 방향을 어느 쪽으로 잡아야할지 고민이다. 일단은 기회가 닿는 쪽부터 건드려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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