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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아직 게임은 문화가 될 수 없는 것일까?

하루하루 살아가는 야자나무열매 2015. 3. 3. 14:44

정말 오랜만에 포스팅을 한다. 

그동안 정말 눈코뜰새 없이 시간이 지나가버려 블로그에 신경을 못쓰고 있었다. 그래도 여전히 여기저기 볼만한 글들이 없나하며 클릭질은 끊임없이 하고 있었는데, 오늘 한 칼럼을 보고 문득 든 생각 때문에 시간이 가기 전에 얼른 남긴다. 

 

'게임의 '프레임' 재구성, 모든 문제의 시작은 '문화'였다'라는 제목으로 남긴 그 칼럼은, 내게 어린 시절을 떠올리게 만들어 주었다. 정말 짧게 요약하자면, 정치적 사회적으로 게임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만드는 프레임을 만들어내고 있으니, 긍정적 시각을 만들 수 있는 프레임을 만들고 전달하자는 내용이다.

예를 들면 이런 것.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하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대부분 행복하다. 반면 게임을 안 하는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우울증이 높은 수치를 나타낸다." (노스케롤라이나 주립대)

혹은 이런 것.

CJ E&M 넷마블이 진행한 '2013 미디어 소통 컨퍼런스'에서의 "부모가 게임 알면 자녀와 소통 늘어난다"는 발표

 

이제 내 이야기로 넘어오면, 우리 이모는 내가 초등학교에서 중학교를 거치는 동안 온라인 게임인 '바람의 나라'에서 상당한 고수였다. 그 당시에는 그저 신기할 뿐이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정말 대단하신 분이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이모는 자녀의 문화를 이해하고 가까워지기 위해서 게임을 하셨을 것이다. 그건 컴퓨터에 친숙하지 않은 세대로써 처음 접근할 때는 정말 어려웠을 것이다. 그러나 게임 안의 가상 공간에서 고수의 반열에 오르실 정도가 되셨고, 그 결과 세대를 뛰어넘어 '말'이 통했다. 10대들의 채팅 용어들을 줄줄이 꾀고 계셨고, 문자를 보내실 때면 각종 이모티콘을 활용하셨다. (요즈음에는 페이스북을 하시는 것 같다. 우리 어머니께도 가르쳐주셔서 내가 함부로 글을 못남긴다.)

이모는 자녀들의 '문화'를 이해하셨었고, 아이들의 시선에서 대화를 하길 즐기셨다. 이모와의 대화에는 부담이 없었고, 부모님께 말 못하는 고민들도 종종 털어놓을 때가 있었다. 이뿐만이 아니다. 외가 쪽 친척 동생들과의 회동 장소는 항상 이모님 댁이었다. 심지어 지금까지도.

 

이번엔 내 인생의 게임역사를 돌이켜보면, 내가 오랫동안 즐겼던 게임들은 모두 '사회적인 기능을 갖춘 게임'들이었다. 그 사회적인 기능이란 것은 굳이 컴퓨터 앞에 하루 종일 앉아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컴퓨터 앞에 앉아 온라인 게임에 접속하고 그 안에서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고, 같이 이것저것 이야기도 나누는 것도 정말 신기하고 재밌는 세상이다. 그러나 정말 중요한 부분은 그 게임을 같이 하는 사람들끼리의 공감대 형성이었다. 

이랬네 저랬네하며 잘잘못을 가리기도 하고 이겨서 승리의 기쁨을 맛보기도 하고, 잘하는 친구에게 전술을 사사받기도 하고.

이런 일련의 과정들 모든 것들이 게임의 일환이었다. 

 

아무튼, 잠이 슬슬오니 적당히 마무리하자.

80~90년대에 그렇게 핍박받던 만화는 이제 웹툰이 되어 없어서는 안될 문화 컨텐츠로 자리잡았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 사회를 보았을 때는 게임이 욕을 먹어야 하는 재물의 위치인 것 같다. (사실 재물은 항상 필요할 것 같긴 하다. 누군가의 인생을 망친 그 녀석이라고 책임을 전가할 때 사용할 수 있도록.) 그러나 나는 게임이 '문화'가 되었으면 좋겠다.

 

한 번쯤 생각해보았으면 좋겠다.

우리 아들 딸들은, 아니면 그 친구는, 왜 게임을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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